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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20대 직장인 남자친구의 우울증 증상, 극복 후기, 경험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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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조금씩 내가 겪었던 남자친구의 우울증에 대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적어보려고 한다. 그 당시 나는 많이 힘들었지만 뚜렷한 극복 방법이나 완치에 대한 정보(후기)가 없어서 참 많이 힘들었었다. 점점 더 각박해지면서 우울증 환자가 늘어나는 현실 속에서 나 같은 분들에게 이런 글이 조금이라고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살면서 힘든 일이 올 때마다 이 글을 보면서 나 자신도 힘을 내었으면 좋겠다.

<긴 글의 여정을 시작하기 전, 이 이야기의 결말>

현재 남편은 처음 10개 이상이었던 우울증 약을 2~3알로 줄였다. (2년 안에 약을 완전히 다 끊을 것이라 확신한다. 약의 용량이라는 것도 있는데 용량도 극 소량이다. 의사 선생님께서 거의 안먹는 정도라고 하셨다. 거의 안먹는 정도인데 굳이 갑자기 약을 끊어서 오는 피해를 막자고 계속 먹자고 하셨다.) 자살사고도 상당했었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심각한 우울증 상황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자살사고는 전혀 없어진 지 3년 이상 넘었다. 그리고 지금은 인생을 행복하게 살고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절대로 우울증 약을 임의로 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나도 남편이 6년 이상 약을 복용하는 것을 봐왔고, 조금 괜찮아지는 것 같으면 '약을 끊으면 어떨까'하는 유혹도 들었다. (실제로 본인의지로 그렇게 해서 더 안 좋아진 적도 있었다.) 하지만 우울증이라는 병은 정말 긴 레이스라고 생각한다. 주변사람과 자신의 의지로 싸워 이겨야 하는 병이다. 우울증이라는 병으로부터 완전하지는 못해도 벗어난 지금, 나는 그 누구도 우울증을 완치할 수 있다고 말하고싶다. 먼저 지루해하는 쪽이 지는 것이다. 우울증이라는 병세가 지쳐서 떨어져 나갈 때까지 주변 사람들은 아낌없는 사랑과 관심을 줘야 하고, 그에 호응이라도 하듯이 그 당사자는 힘을 내고, 자신의 의지로 일어서야 한다.

 

1. 내 인생에서는 들을 줄 몰랐던 단어 "우울증"

지금으로부터 7년 전, 남자친구였던 현재의 남편은 새벽에 문득 '살고 싶지 않다'는 문자를 하는 날이 많아졌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새벽까지 그 문자에 대해서 내가 고민하는 날이 많아졌다.) 그렇게 남자친구는 우울증 자가체크 같은 것을 해보고는 20개 중에 15개 이상 자신의 이야기라며 고민하다가 신경정신과 병원을 찾았다. (사실 병원을 간다는 것이 그때에는 지금보다 더욱 흔지 않은 일 이었기 때문에 무서웠지만, 어린 나이에 생각보다 빠르고 단호한 결정이어서 지금 생각해보면 잘 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나에게 병원을 갈 지 말 지 조언을 구해온다면 (혹시 조금이라도 망설인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가서 검사를 시작하라고 말하고 싶다. 남편은 회사에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우울증이 발병했다. 이 글에 담지 못하는 많은 사유가 있겠지만 그 이유가 주요 원인이었다. 

 

2. 우울증의 최악의 상황 "자살사고"

의사 선생님께서 우울증의 최악의 상태가 '자살사고'라고 하셨고, 남자친구는 자살사고가 상당한 상황이었다. 나를 보면 항상 '헤어지자, 나는 너를 만날 상황이 아니다. 다 싫다.'라고 말했다. 무슨 뻐꾸기마냥 맨날 저 말만 해댔다. 하지만 나는 남자친구를 포기할 수 없었다. 내가 손을 놓아버리면 정말이지 죽어버릴 것만 같았다. 최소한 회사를 그만둘 것 같았다.

우울증이 발병하기 전 2년 동안 나에게 정말 따뜻했고, 그는 너무 착한 사람이었다. 이런 벌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힘이 되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얼마나 그가 따뜻한 사람이고, 우리가 서로에게 얼마나 다정했는지 언젠가 또 하나 포스팅하겠다.)

 

3. 너무 강했던 약기운. 먹지도 못하겠고, 안 먹을 수는 없고!

약의 기운이 너무 쎄서 약을 먹으면 하루 종일 잠을 잤다.  최소한 주말에는 오후 5시에 일어나는 게 일반적이었다. (오후 5시에 일어나서 오후 10시에 다시 잠... 무슨 강아지니(っ °Д °;)っ) 평일에는 9시까지 출근을 해야 하는데 정말 못 일어났다. 그래서 내가 오전 7시부터 모닝콜을 했다. 전화를 제일 크게 틀어놓고, 애플 워치와 아이패드를 연결시켜서 모든 기계가 동시에 울려도 잠에서 깨지를 못했다. (너무 강한 약기운)

그래서 나는 매일 아침 7시부터 아침 8시 반까지 90분은 전화를 걸었다. 운이 좋은 날에는 30분 만에 전화를 받았다. 그러면 그날은 너무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난다. 정말 8시가 넘도록 전화를 받지 않으면 나도 출근을 해야 하니까 엄마 보고 "엄마, 남자친구 집에 좀 가봐라 애를 깨워야 하지 않을까"라고 부탁한 적도 있었다. 그 정도로 나는 최선을 다했고, 우리 부모님께 너무 죄송할 따름이다. 남자친구는 본인의 가족에게 우울증의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알려도 제대로 응답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이렇게 힘들게 고생했다는 사실을 그분들은 아직도 잘 모른다.

이렇게 남자친구의 출근을 위해서 고군분투만 1년 넘게 했던 것 같다. 약이 조금씩 약해지면서, 점점 알람을 듣고도 일어나게 되었다.☺

 

참 힘든 부분은.. 약을 먹으면 헤롱헤롱 거려했다. 그 순간만큼은 헤롱 거리면서도 우울증이나 무기력감에서 조금은 벗어난 상태가 된다고 했다. 약을 먹지 않으면 무기력감이나 우울감이 무섭게 찾아오기 때문에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시기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2편에 계속-

20대 직장인 남자친구의 우울증 증상, 극복 후기, 경험담 (2) (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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