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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어느 3년차 부부에 대한 이야기(feat. 결혼생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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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야기

나와 남편은 연애 7년 차에 결혼해서 현재 어느덧 결혼 3년 차 부부이다. 지난 10년 동안 정말 많은 희로애락이 우리와 함께했다. 어느 날 문득 우리의 너무 재미있었던 일상들과 이야기를 유쾌하게 기록해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어떤 커플보다 다이나믹하고 웃기다고 자부한다.)

나는 현재 남편을 너무나도 사랑한다. 많은 부부들이 그러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에게 주어지는 감정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 이 사랑이 나에게는 너무나 귀하고 감사하고 소중하다.

우리는 잘 때는 항상 손을 꼬옥 잡고 자는데 나는 잠들기 전에 매일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내 남편이 죽을 때까지 내 옆에 있어주면 좋겠다.' 내가 바라는 소원은 딱 그것뿐이다. 가끔은 코인벼락부자가 너무 부럽고 '왜 나는 집도 한 채 없지?' 싶다가도 그저 남편과 내가 이 일상을 언제나 함께할 수 있기만을 기도한다. 

지금도 아기천사처럼 곤히 자고있는 저 남자가 평생 그저 내 옆에서 행복하기를 기도하면서 이 글을 시작한다.

첫 만남

우리는 2013년 4월 처음 만났다. 그날따라 화학실험 수업 중 실험이 잘 풀리지 않아서 평소보다 훨씬 늦게 마쳤다. 뭔가 억울한 마음에 터덜터덜 힘 없이 버스정류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버스정류장에 서서 버스를 기다리다 보니 우리 집 방향 버스가 도착했다. 버스에 타려고 인파가 몰려서 사람들과 막 섞여서 버스 위로 올라가는데 어떤 젠틀한 남자가 "먼저 타세요"하면서 정중한 제스처를 보내면서 나에게 길을 터주었다. 바람만 불어도 심장이 두근두근했던 꽃다운 23세였기에 단숨에 그 젠틀남에게 호감이 갔다. 모든 게 완벽해 보였다. 너무 잘생겨 보였고 모든 것이 세련돼보였다. '우리 집 방향으로 가는 이 버스를 난 매일 타는데 이 남자는 처음 본단말이지.. 누구야? 설마 오늘 우연히 탄 사람인가? 오늘 말을 걸어봐야 하나?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는 건가?' 머릿속으로 별의별 상상을 한 채로 내가 탄 버스는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나름 독실한 천주교인이었던 나는 난데없이 신을 소환했다. '오 하느님, 이 젠틀한 남성이 나와 인연이라면 나에게 용기를 주세요'라고 기도를 했고, 내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종이와 펜을 들어 전화번호를 적어서 '폰 번호 쪽지'를 만들었다. 그리고는 내리기 직전에 그 남자에게 직진해서 쪽지를 건넸다. 그러니까 남자가 말했다. "이거.. 제 쓰레기 아닌데요❓" 맙소사. 쓰레기라고 착각했나 보다. 나는 얼굴이 화끈거려서 "그냥 받아요."라고 말하면서 얼른 내렸고, 그렇게 우리의 긴긴 인연이 시작되었다.

 

우리의 시작

그렇게 그에게서 연락이 왔고(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쓰레기인 줄 알았던 쪽지를 열어보니 전화번호가 적혀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한다*^^*) 우리의 첫 데이트 날이 왔다. 학교 후문에서 보기로 약속을 했고 내가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었다. 5분쯤 기다렸을까? 멀리서 한 남자가 걸어왔다. 성큼성큼 걸어오는 저 사람이 제발 그 버스 젠틀남이 아니기를 속으로 기도했다. 멀리서 봐도 절대로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저 남자는 절대로 아니어야 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세련이라고는 1도 찾아볼 수 없었고 그 무엇도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어 보였다. 맙소사. 점점 나에게로 다가오는 그 남자의 얼굴에서 지난날의 젠틀남의 얼굴이 보였다. 세상에나. '내가 큰 실수를 저질렀다❗️'라고 속으로 외쳤다. 싱글벙글한 그의 얼굴이 내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데이트를 하면 할수록 '이 친구는 정말 아니다.'라는 마음이 들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남편은 그날 데이트를 하면 할 수록 이 사람이다❗️ 했다고 한다.) 그 날 이후로 이 남자는 나에게 매일매일 하루 종일 연락했다. 나는 정말이지 밀어내고 싶었다. 그렇게 매일매일 점심 먹자고 연락 오면 나는 거절하기 바빴고 거절하다가 하다가 한번 만났다. 아니 만나줬다. 모든 게 너무 귀찮게만 느껴졌다. '그만 좀 따라다녀!❗️'라고 외치고 싶은 나날들이 계속되었다.

그만 좀 따라다녀!!

그 날 이후로 이 남자는 나에게 매일매일 하루 종일 연락했다. 나는 정말이지 밀어내고 싶었다. 그렇게 매일매일 점심 먹자고 연락 오면 나는 거절하기 바빴고 거절하다가 하다가 한번 만났다. 아니 만나줬다. 모든 게 너무 귀찮게만 느껴졌다. '그만 좀 따라다녀!❗️'라고 외치고 싶은 나날들이 계속되었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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